글번호
494066

취업 면접관이 꼽는 탈락 1순위는…

작성일
2015.03.05
수정일
2015.03.05
작성자
정원태
조회수
2603

취업 면접관이 꼽는 탈락 1순위는…

[모두다인재 교육칼럼] 밸러스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스펙을 초월한 열린 채용'을 앞다투어 내세운다. '스펙 무용론'이 대두되면서 학점과 영어점수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던 취업 준비생들을 소위 '멘붕'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모두다인재' 교육칼럼을 통해 '기업의 눈', 'CEO의 눈'으로 취업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는데, 그 역시 '스펙'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조건도 아니고 취업에 실패했을 때의 핑계거리도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렇다면, 취업 준비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필자는 몇 년 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주관하는 '숙련불일치'에 대한 연구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숙련불일치'라는 개념을 쉽게 말하면, 수요자(기업)가 요구하는 숙련(역량)의 종류와 수준을 공급자(대학·교육기관)가 충족시켜주지 못해 사회적으로 불일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어 왔는데, 그러한 학문적 논의는 예외로 하겠다. 필자가 참여했던 연구에 두 가지 커다란 의의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숙련불일치에 대한 수 많은 연구 중에 처음으로(놀라운 일이다) 기업에서 실제로 인력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았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그렇게 만났던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들이 연구자와 구직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을 뒤엎는 내용이라는 사실이었다.

여기에 이 질문의 힌트가 있다. '취업 준비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의 연구자들이나 구직자들은 기업이 원하는 것은 '일에 투입되었을 때 바로 해 낼 수 있는 능력', '직무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한 능력이 충족되지 않기에 기업은 막대한 교육비를 투자해야 하고,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뽑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생각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어느 정도의 숙련불일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직업훈련소가 아닌 이상 직무에 대한 재교육은 필요하겠지요. 이에 대해 기업이 일정 수준 투자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점은 신입사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능력과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는 점이에요. 이런 부분은 기업에서 교육을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합니다."


"요즘 지원자들은 참 똑똑한 것 같아요. 복수전공에 높은 학점은 기본이고, 어학 점수도 상당한 수준이죠. 그런데 적극적인 태도,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보고 해결을 하는 능력 등은 정말 부족한 것 같아요. 기업에서 기대하는 것은 그런 부분이고, 그런 역량(창의력,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채용 단계에서 어떻게 보다 정확하게 걸러낼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대학생들이 졸업반이 될 때까지도 자신이 어느 길로 가고 싶어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대학시절 동안 무슨 숙련을 쌓아야 하는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기업의 연봉이 어떻고 근무 조건이 어떤지가 아니라, 그 '업'으로 진출했을 때 평생의 삶이 어떨지 나의 비전이 어떨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고민들이 사회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숙련 불일치의 문제를 해소해 줄 것입니다."


"게임회사가 꿈이었다면 대학교 때 간단한 게임이라도 만들어 봤어야 당연합니다. 그런데 그냥 취직은 해야겠고, 일자리는 없으니까 아무 데나 다 찔러보는 겁니다. 그 사람은 게임회사에 와서는 '게임이 저의 천직입니다' 했다가 다음 날 은행 면접 가서는 '금융업이 저의 천직입니다' 할 사람입니다. 이런 구직자들은 탈락 1순위 입니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원하고 있는 것은 어학, 학점과 같은 스펙이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창의력' 등 일을 잘 하기 위한 '기초 체력'이다. 실제로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기초직무역량'이라는 항목으로 해당 기준들을 검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들은 단기간에 벼락치기를 한다거나, 관련 서적을 통해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도전하고, 생각하고, 방법을 찾는 수많은 과정들이 누적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우선인 것은 '자신만의 꿈과 비전'을 찾는 것이다. 유명한 여성 리더께서 대학에 초청 강의를 가셨는데, 강의 전에 학생들의 질문을 서면으로 받았더니 가장 많은 질문이 '제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라는 질문이라며 쓴웃음을 지으셨던 생각이 난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고, 실수하고, 극복하고, 이루어가는 과정들이 쌓일 때, 그것이 성공적인 '취업'을 넘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는 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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